미래농업(관련논문 등 연구)

식물 근권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한 작물 생장 촉진 및 병 저항성 유도 핵심 미생물 발굴

flying-object 2025. 6. 3. 21:26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미생물의 재발견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는 안정적인 식량 생산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 녹색 혁명은 화학 비료와 농약의 대량 사용을 통해 식량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렸지만, 동시에 토양 황폐화, 환경 오염, 생태계 교란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 투입재 의존도를 줄이고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의 필요성이 절실해졌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식물과 공생하며 생장과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식물 마이크로바이옴(plant microbiome)’, 특히 뿌리 주변의 ‘근권 미생물 군집(rhizosphere microbiome)’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고에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활용하여 식물의 생장을 촉진하고 병 저항성을 유도하는 핵심 근권 미생물을 발굴하고, 이를 미생물 비료 및 농약 개발에 응용하는 연구 동향에 대해 논하고자 합니다. (ISME Journal, Microbiome 등 유수 저널 발표 내용 기반)

식물 근권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한 작물 생장 촉진 및 병 저항성 유도 핵심 미생물 발굴

식물 근권 미생물 군집의 중요성과 기능

식물의 뿌리가 뻗어 나가는 토양 환경인 ‘근권(rhizosphere)’은 식물과 미생물 간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핫스팟’입니다. 식물은 광합성 산물의 일부(당, 아미노산 등)를 뿌리를 통해 분비하여 근권 미생물에게 영양분을 제공하고, 미생물은 그 대가로 식물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양분 흡수 촉진: 특정 근권 미생물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질소고정균)하거나 토양 내 불용성 인산을 가용화(인산가용화균)하여 식물이 쉽게 흡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화학 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식물 생장 호르몬 생산: 옥신, 지베렐린, 사이토키닌과 같은 식물 생장 조절 물질을 생산하여 식물의 발아, 뿌리 발달, 개화 및 결실을 촉진합니다.

생물적 방제 (병 저항성 유도):

경쟁적 배제: 유익 미생물이 병원성 미생물보다 먼저 공간이나 영양분을 선점하여 병원균의 정착을 막습니다.

항생물질 생산: 병원균의 생장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항생물질이나 효소를 분비합니다.

유도전신저항성 (Induced Systemic Resistance, ISR): 유익 미생물이 식물의 면역 체계를 미리 활성화시켜 병원균 침입에 대한 전신적인 저항성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마치 식물에게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비생물적 스트레스 내성 증진: 가뭄, 염해, 중금속 오염과 같은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식물의 저항성을 높여줍니다.

이처럼 근권 미생물 군집은 식물의 ‘제2의 게놈’이라 불릴 만큼 식물의 생존과 번영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활용한 핵심 미생물 발굴

과거에는 전통적인 배양 기반 방법으로 미생물을 연구했으나, 이는 전체 미생물 군집의 극히 일부(1% 미만)만을 대상으로 합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의 발전은 배양 과정 없이 환경 샘플 내 모든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직접 분석하는 ‘메타게놈(metagenome)’ 또는 특정 유전자(예: 16S rRNA 유전자) 기반의 ‘메타바코딩(metabarcoding)’ 분석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NGS를 활용한 근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샘플링 및 DNA/RNA 추출: 다양한 환경 조건(건강한 식물 vs. 병든 식물, 특정 처리구 vs. 대조구 등)에서 식물 근권 토양 또는 뿌리 조직을 채취하여 미생물 군집의 총 DNA 또는 RNA를 추출합니다.

라이브러리 제작 및 시퀀싱: 추출된 유전물질을 NGS 분석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라이브러리 제작)한 후, 대량의 염기서열 데이터를 생산합니다.

생물정보학 분석: 생산된 방대한 염기서열 데이터를 생물정보학적 도구와 파이프라인을 이용하여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알파 다양성, 베타 다양성), 종 구성, 특정 미생물의 상대적 풍부도 등을 파악합니다.

핵심 미생물 동정: 식물의 생장 지표(키, 생체중, 엽록소 함량 등)나 병 발생 정도와 특정 미생물의 존재 유무 또는 풍부도 간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유익하거나 유해한 핵심 미생물 후보군을 발굴합니다. 더 나아가, 메타전사체(metatranscriptome) 분석을 통해 특정 조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생물 유전자를 파악하여 기능적으로 중요한 미생물을 선별하기도 합니다.

ISME Journal, Microbiome과 같은 세계적인 미생물 생태학 저널들은 이러한 NGS 기반 연구를 통해 특정 작물의 생육 단계별, 환경 조건별 근권 미생물 군집의 변화 양상을 규명하고, 작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핵심 공생 미생물 또는 미생물 조합을 밝혀내는 연구 결과들을 다수 발표하고 있습니다.

 

미생물 비료 및 농약 개발로의 응용

NGS 분석을 통해 발굴된 핵심 유익 미생물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미생물 제제(미생물 비료, 미생물 농약) 개발의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유용 미생물 분리 및 배양: 발굴된 후보 미생물 중 배양이 가능한 균주들은 선택 배지 등을 이용하여 순수 분리하고, 실험실 조건에서 대량 배양 기술을 확립합니다.

기능 검증 및 최적화: 분리된 미생물의 생장 촉진 효과, 병 방제 효과, 스트레스 저항성 유도 능력 등을 온실 및 포장 실험을 통해 검증합니다. 단일 균주보다는 여러 유익 미생물을 조합한 ‘미생물 컨소시엄(microbial consortium)’을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통해 더 강력하고 안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형화 및 제품화: 선발된 우수 미생물(들)은 농업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액상, 분말, 입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형화됩니다. 이때 미생물의 생존율과 활성을 장기간 유지하기 위한 안정화 기술이 중요합니다.

미생물 비료 (Biofertilizers): 질소고정균, 인산가용화균, 칼륨가용화균 등을 활용하여 화학 비료 사용을 줄이고 토양 비옥도를 증진시키는 제품입니다.

미생물 농약 (Biopesticides): 병원균에 대한 길항 작용이나 식물의 저항성 유도 능력이 뛰어난 미생물을 활용하여 화학 농약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친환경적인 병해 관리 수단입니다.

이러한 미생물 제제는 화학 투입재에 비해 환경 독성이 낮고, 토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작물의 품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농업 현장에서는 토양 환경, 기후 조건, 작물 품종 등에 따라 효과의 변이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용 환경에 최적화된 미생물 제제 개발 및 사용법 표준화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근권 마이크로바이옴, 미래 농업의 핵심 동력

식물 근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NGS와 같은 첨단 분석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깊이와 넓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물의 생장과 건강을 조절하는 핵심 미생물들을 발굴하고 그 작용 기작을 규명함으로써, 화학 비료와 농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험실 수준에서 발굴된 유익 미생물의 효과를 다양한 환경 조건을 가진 실제 농경지에서 안정적으로 재현하고, 경제성 있는 대량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근권 미생물 군집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며, 향후 합성 미생물 군집(synthetic microbial communities, SynComs) 설계, 정밀 농업과의 연계 등 더욱 혁신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미래 농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ISME Journal, Microbiome 등 관련 분야의 선도적인 학술지들은 이러한 연구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며 그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통해 근권 미생물의 힘을 빌려 인류의 식량 안보와 환경 보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